“만약 너랑 내 목숨을 저울질할 일이 생기면, 무조건 네 쪽으로 해.” 긴토키가 그런 말을 한 건 한 달 전쯤, 달은 없고 별만 총총하던 밤이었다. 서로의 손에 손을 겹치고 어깨에 기대어 보초라는 명목의 데이트를 즐기던 와중에 뜬금없이. “아아, 나도 좋아하네.” 카츠라가 피식 웃은 건 그래서였다. 어렸을 때부터 긴토키는 세상 모든 말을 끌어와 카츠라에게 ...
비 내리는 날에는 산을 타지 마라, 구미호에게 잡아먹힌다. 어렸을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마을 뒷산의 여우 신사에는 오천 명의 간을 먹고 대 요괴가 된 구미호가 잠들어있다고 한다. 구전이 으레 그렇듯 전설 속의 구미호는 포악하여 몇십 개의 마을을 불바다로 만든 악령이었다가, 한 청년이 병든 노모를 위해 딸기를 바치고 기도를 올리자 노모의 병을 ...
마피아 au 첫 번째 편[스팁레오/레오른] 그 청년의 흑과 백▶ https://posty.pe/i4upvn “미카가 안 보여요?” 재프의 말에 레오는 읽던 서류를 내려놓았다. 눈부신 햇살이 레오의 등 뒤로 쏟아지던 오후였다. “미카라면 스티븐 씨가 제드 씨 밑으로 보내지 않았던가요?” “그랬죠.” 꼭 천사의 광채 같아, 재프는 눈부심에 살짝 고개를 돌렸다....
🎧BGM🎧 Radwimps, ふたりごと(둘이서) 그야말로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완벽한 세계였다. 긴토키는 실소할 수밖에 없었다. 살아서 긴토키와 함께 지내는 쇼요, 그러니 양이지사가 아닌 타카스기, 부모님과 같이 도장을 운영하는 신파치와 오타에, 바다돌이와 함께 우주를 여행하며 엽서와 선물을 보내는 카구라. 카츠라 코타로를 제외한 긴토키의 모든 꿈이 이뤄진...
🎧BGM🎧 피아노 포엠,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뻐 레오나르도 워치에게는. “그 사람으로 기뻐한다는 건 그 사람으로 슬퍼한다는 말과 같은 뜻이지.” 스티븐 씨가 그런 말을 했을 때, 우리는 비를 피해 낯선 건물의 차양 밑에 들어와 있었다. 쏴아아 세차게 쏟아지던 빗줄기. 스티븐 씨는 정장이 젖는 것도 개의치 않고 건물 벽에 기대어 그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BGM🎧 세레노, Star-Flower 시작은 꽃이었다. 어디서 꺾어오는 걸지도 모를 들꽃을 긴토키는 지치지도 않고 매일매일 가져왔다. 달콤한 말은 한마디도 없었지만, 새빨개져서는 시선을 피하는 얼굴이 백 마디의 말을 대변하고 있어 매번 간지러운 마음으로 꽃을 받았다. 이름 모를 새하얀 들꽃, 장미, 수국, 수국, 수국. 어느샌가 긴토키는 나와 닮은 것들...
여기 애타는 사랑 이야기가 있다. 존재하기 위해 짐을 지워야 하는 자와, 그자를 지키기 위해 짐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자의 이야기. 그들을 지켜본 이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어떤 말, 어떤 상황, 어떤 고난이 닥쳐도 둘의 시선 끝에는 언제나 서로뿐이었다고. 마치 세상에 둘만 보이는 듯, 그런 사랑을 했노라고. 우리는 오늘, 둘의 수많은 사랑의 조각...
“알고 있어요.” 물은 재프 씨에게 그렇게 대답했다. “알고 있다고?” 재프 씨는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언짢게 얼굴을 구겼다. 신경질적으로 찻잔을 탁 내려놓는다. “그런데도 그냥 내버려 뒀다는 거냐? 뭐 이딴 멍청이가 다 있어?”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요. 멍청이 아니에요. 스티븐 씨도 그런 오해를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고요.” 재프 씨를 따라 마시던...
선 채로 꿈을 꾸는 게 아닐까? 차라리 그렇게 믿고 싶었으나 욕실 안의 인기척이 현실임을 강력히 주장했다. 쏴아아 세찬 물소리. 찰박찰박 움직이는 발소리. 입안이 바짝바짝 말라 안절부절못하고 거실을 빙빙 돌기만 했다. 즈라가 바뀌었다. 그것도 10대이던 시절의 자신과. 그러니까 지금 내 집 욕실에서 샤워하고 있는 건 십몇 년 전의 즈라다. 그 사실만으로도 ...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소위 주마등이란 것을 떠올릴 때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소중한 것이고 그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아쉬운 것이라고. 그렇다면 레오에게 그 두 가지는 모두 스티븐 A 스타페이즈인 모양이다. 레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잡생각을 떨쳐냈다. 새하얀 숨이 유리처럼 투명한 얼음 위로 퍼져나간다. “헤르사렘즈 롯이 얼어붙...
[긴즈라] 타인의 시선 1편https://posty.pe/tg0zlo [긴즈라] 신파치의 우울https://posty.pe/hum1jn 머피라는 사람이 그랬다. 세상일은 대부분 안 좋은 쪽으로 일어나기 마련이고, 본인이 좋아하거나 중요하게 여기는 일일수록 확률이 배가 된다고. “죽이고 싶다. 아니, 죽어버리고 싶다.” 스즈키는 식탁에 얼굴을 처박았다. 옆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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